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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7. 31. 21:11

지적(知的)2013. 7. 31. 21:11

나에게 삶이란 이렇게 다가왔다.

 

 

 

1. 생존, 즉 죽지 않은 '상태'. 

 

  완전하지는 않지만, '삶'은 '죽음'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읽힐 때가 많다. 죽어있는, 또는 애초에 생명이 존재하지 않는 다른 물리적 존재와의 차별점으로 삼을 수 있는 특수한 상태. 우리는 다양한 방식으로 삶(=아있으)을 느낀다. 예컨대 내 옆에서 아픈 배를 움켜잡고 호시탐탐 화장실 갈 기회만 노리는(즉 변의를 느끼는) 나의 동료는 고통이라는 감각을 통해서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낄 것이다. 옆에서 음료를 마시는 또 다른 동료는 '시원함'과 '달짝지근함'을 받아들임으로써 갈증을 해소하며 좀 '살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요컨대 살아있다는 것은 무언가를 '느끼는' 것을 통해 받아들이기 쉽다. 결론적으로, '나'는 감각이 불러일으키는 다양한 생각이나 느낌을 통해 내가 '생존'해 있으며 '삶'을 영위하고 있음을 확인한다.

 

 

2. 처음부터 끝까지, 살아가는 '과정'.

 

  '생명'이라면 어떤 존재든 공간을 점유하며, '시간'이라는 틀 속에서 살아가게 된다. 예컨대 '나'는 지금 대한민국에 있는 충주라는 도시(=공간)에 몸을 두고(=일정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으며, 1991년 2월 27일, 즉 시간의 틀 안의 정해진 어떤 시점에 태어나서 역시 비슷한 방법으로 표기되는 어떤 시점에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내'가 존재했던 장소, 존재했던 시간, 더 나아가서는 각 위치에서(또는 각 시점에서) 무엇을 했는가를 놓고 내 삶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과정'의 의미로서의 삶을 논하기 쉬운 예로, 이미 과거의 어느 시점에서 사망한 위인들의 전기를 들 수 있다. '몇년도에 어디에서 태어났고, 어디서 무엇을 공부했고, 무엇을 생각했으며, 자라서는 어디서 무슨 일을 하였고, 어디서 어떻게 삶을 마감했다.' 이런 식으로 쓴 글 자체가 과정으로서의 삶이 무엇인지를 아주 잘 보여준다. 아직 끝나지는 않았지만, 내 삶을 그런 식으로(=과정으로서의 삶으로) 나타낸다면 '1991.02.27, 대구에서 출생 ... ... 2012.02.13부터 공군에 복무' 이런 형태가 될 것이다.

 

 

  나에게 있어서 '삶'은 크게 위의 두 가지 의미로 나뉘는 듯 하다. 사실 몇 가지가 더 떠올랐지만, 생각해보면 1번 또는 2번의 범주에 포함되는 경우여서 새로운 항목으로 분류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물론 내가 생각하는 분류가 절대적인 것이 아니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또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으로서 나에게 삶의 의미는 위의 두 가지라고 할 수 있겠다.

 

 

 

2013.07.30 11:03

 

주제로서 제목 '나에게 삶이란 이렇게 다가왔다'를 제공해 준 '내 옆에서 아픈 배를 움켜잡고 호시탐탐 화장실 갈 기회만 노리던' 동료 P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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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페르불가투스